나의 이야기 69

초복과 닭 반 마리

2008년 초복 전날(2008.7.18) 그때 나는 매주 금요일 오후엔 범물동 용지 아파트에서 독거 노인과 장애인, 소년 가장들에게 도시락 배달을 했었다. 그날 메뉴는 백숙한 닭 반마리와 찰밥, 배추 겉절이였다. 혼자 사시는 어느 할아버지 댁에 갔더니, 당신은 닭고기 못 잡수신다고 백숙은 마다 하셨다. 할 수 없이 집에 갖고 와서, 그 다음날 초복날(토) 점심 때 찰밥을 따로 만들어서 내가 한 백숙인양 식탁에 차려 놓았다. "초복이라고 백숙했나베? 처형도 오라 하지? 그런데 왜 니 그릇엔 고기가 없노? " "남는게 싫어서 반마리만 했어예!" "손이 적기는...! 이왕 하는거 한 마리 해서 처형도 부르지" 하면서 자기는 다리살 싫다고 나의 국그릇에 넣어 주었다. (이 사람과 우리 큰 딸은 가슴살만 먹기에 ..

나의 이야기 201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