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고운말(오빠金東昭님 編) 57

우리 말 바로 쓰기(1) - "등목"과 "등멱"

‘등목’과 ‘등멱’장마철에는 비가 와야 제 맛이다. 띄엄띄엄 오는 소나기는 장마라고 할 수 없다.바야흐로 장마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는 오지 않고 뜨거운 햇살만 등줄기에 땀을 만들고 있다.어린 시절에 이맘 때 쯤 되면 하교하다 말고 발가벗고 개울에 들어가서 멱을 감곤 했다. 필자는 겁이 많아서 저수지에 뛰어들지 못했는데, 작은형이 억지로 집어 던져서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잠수하면 뜨는 것을 배웠고, 그 후로는 물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한강(섬강, 여강)까지 진출해서 수영을 하고 조개를 잡으며 놀았다.‘멱’은 “냇물이나 강물에 몸을 담그고 씻거나 노는 행위”를 말한다.필자 나름대로 정의를 한다면 팬티를 벗고 노는 것은 ‘멱’이고, 수영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수영장에서 폼 나게 자유형, 배영 등을 즐기면..

띄워 쓰기

띄어쓰기 띄어쓰기는 맞춤법의 전체를 포괄하는 규칙인 ‘총칙’에 수록될 만큼 중요한 원칙인데, 1933년 조선어학회가 발표한 ‘한글 맞춤법 통일안’과, 1988년 문교부가 고시한 ‘한글 맞춤법’의 총칙과 각론에 띄어쓰기 규정이 소개되어 있다. ‘한글 맞춤법’의 총칙에서는 띄어쓰기의 원칙을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단어는 분리해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인데, 예를 들어 “네가 먹을 만큼 먹어라.”는 ‘네(대명사)’, ‘가(조사)’, ‘먹을(동사의 관형사형)’, ‘만큼(의존 명사)’, ‘먹어라(동사)’ 등 5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조사인 ‘가’는 대명사 ‘네’와 분리해도 ‘네’가 자립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단어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런데 각 ..

우리말 쓰기 힘들다 - '널찍하다'와 '넓적하다'

‘널찍하다’와 ‘넓적하다’지난 주말 집 근처에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의 견본주택 구경을 갔다.창의적 설계로 다용도실이며 드레스룸 등이 기존 아파트보다 훨씬 넓게 꾸며져 있었다. 둘러보는 사람들도 저마다 공간 활용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드레스룸이 널찍하게 만들어져 옷장이 따로 필요 없겠다”“다용도실이 넓직해 세탁기는 물론 김치냉장고까지 들어가겠다” 등의 이야기가 오갔다. 공간이 두루두루 꽤 넓을 때 이처럼 ‘널찍하다’ 또는 ‘넓직하다’고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소리 내어 말할 때는 [널찌카다]고 곧잘 발음하다가도 글로 쓸 때는 이처럼 ‘널찍하다’고 해야 할지, ‘넓직하다’고 해야 할지 아리송해하는 사람이 많다.바른 표현은 ‘널찍하다’.    맞춤법을 보면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 ..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 우리말(1)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 우리말(1) "뭉게구름"에서 "비장애인’"까지 뭉게구름을 뭉개구름으로 잘못 쓰는데요, 연기나 구름 따위가 크게 둥근 모양을 이루면서 잇달아 나오는 모양을 "뭉게뭉게"라고 하니까 뭉게구름이 맞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이 부모를 닮았을 때 "빼다 박았다" 또는 "빼박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빼박았다’"는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생김새나 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았다는 뜻으로 사전에 있는 말은 "빼닮다"입니다. 이와 똑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빼쏘다"도 성격이나 "모습이 꼭 닮았다"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실 때 흔히 "깡소주를 마신다"고 합니다. 강된장에 비벼 먹는 밥도 흔히 깡장 비빔밥이라고 합니다. 깡소주?(바른표현 : 생소주 = 강..

"고맙다"와 "감사하다"

"고맙다"와 "감사하다" 뜨거운 생선 매운탕을 떠먹으면서 “어~ 시원하다” 한다. 시원하다면 서늘하거나 차가운 것인 줄로만 아는 아이들한테는 이상한 얘기다.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다는 뉴스를 듣고 “아이구! 고맙습니다.” 한다. "아니, 허공에 대고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요즘 사람들한테는 이상한 얘기다. 요즘엔 허공에 대고 고맙다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만(1960년대) 해도 그렇게 말하는 어른들이 있었다. 손자가 좋은 고등학교에 합격했다는 말을 며느리한테서 듣고는 "고맙습니다" 또는 "고맙다"고 말한다. 시어머니가 며느리한테 공대할 리 없으니까 "고맙습니다!"는 허공에다 한 말이다. 한편, "고맙다!"는 며느리한테 한 말이다. 공부 잘하는 아들을 낳아주어서 고맙다는 말..

나를 돋보이게 하는 군계일학 맞춤법 필살기

나를 돋보이게 하는 군계일학 맞춤법 필살기 곁땀(◯) 겨땀(✕) 고난도(◯) 고난이도(✕) 구시렁(◯) 궁시렁(✕) 굽신거리다(◯) 굽실거리다(✕) 꿰맞추다(◯) 껴맞추다(✕) 닦달(◯) 닥달(✕) 도긴개긴(◯) 도찐개찐(✕) 돋치다(◯) 돋히다(✕) 들입다(◯) 드립다(✕) ~ㄹ는지(◯) ~ㄹ런지(✕) ~ㄹ른지(✕) 며칟날(◯) 며칠날(✕) 몇일날(✕) 무르팍(◯) 무릎팍(✕) 볼 장(◯) 볼장(✕) 볼짱(✕) 시든(◯) 시들은(✕) 애먼(◯) 엄한(✕) 어물쩍(◯) 어물쩡(✕) 얻다(◯) 어따(✕) 얽히고설키다(◯) 얽히고섥히다(✕) 엔간히(◯) 엥간히(✕) 웬간히(✕) 염치불고하다(◯) 염치불구하다(✕) 외곬(◯) 외골수(◯) 외곬수(✕) 우려먹다(◯) 울궈먹다(✕) 욱여넣다(◯) 우겨넣다(✕) 인..

SNS맞춤법(1)

SNS 맞춤법(1) '언팔'(unfollow, 관계 끊기, 언팔 이 말도 국적 불명이긴 하지만) 을 부르는 어이없는 맞춤법 실수 "우리는 무뇌한이에요" 무뇌한(✕) ☞ 문외한(◯)​ "기달려 달라고 했잖아" 기달려 (✕) ☞ 기다려(◯)​ "우리 회사로 와주면 안되?" 안되? (✕) ☞ 안돼?(◯)​ "무리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무리 (✕) ☞ 물의 (◯)​ "문안한 스타일만 입어요" 문안한 (✕) ☞ 무난한 (◯)​ "냥이를 줏어왔어요" 줏어 (✕) ☞ 주워 (◯)​ "하마트면 클날 뻔했네" 하마트면 (✕) ☞ 하마터면 (◯)​ "할 일 없이 야근 신세로군" 할 일 없이 (✕) ☞ 하릴없이(◯)​ "완전 어의없어!" 어의없어 (✕) ☞ 어이없어 (◯)​ "경기에서 반듯이 승리할게요!" 반듯이 (✕) ☞..

살려 쓰고 싶은 우리말

살려 쓰고 싶은 고운 우리말 손씻이 : 남의 수고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적은 물건을 주는 일. 또는 그 물건. 자릿내 : 오래도록 빨지 아니한 빨랫감에서 나는 쉰 듯한 냄새. 새물내 : 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사그랑이 : 다 삭아서 못 쓰게 된 물건.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볏바리 : 뒷배를 보아주는 사람. 물물이 : 때를 따라 한목씩 묶어서 '이 상점에 물물이 들어오는 채소는 신선하다.'​ 먼지잼 : 비가 겨우 먼지나 날리지 않을 정도로 조금 옴. 물너울 : 바다와 같은 넓은 물에서 크게 움직이는 물결. 된비알 : 몹시 험한 비탈. 들떼놓고 : 꼭 집어 바로 말하지 않고. 땟물 : 겉으로 드러나는 자태나 맵시. 똘기 : 채 익지 않은 과일. 마..

사전에서 자고 있는 우리말 깨우기

사전에서 자고 있는 우리말 깨우기 ‘암니옴니 캐묻다’ '암니옴니'는 쉽게 말해서 '앞니 어금니'입니다. 앞니든 어금니든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따진다는 뜻입니다. ‘시시콜콜’과 비슷한 말이에요. 이것저것 속속들이 캐묻는 모양을 뜻하는 순우리말, ‘암니옴니’입니다.​ 사소한 일까지 옴니암니 따지는 것은 딱 질색이다. 암니옴니는 뒤집어서 옴니암니라고 써도 맞습니다. ‘만일’과 ‘만약’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말이죠? 그런데 이 ‘만일’과 ‘만약’이 한자어라는 사실 알고 계세요? ‘마기말로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면?’ ‘마기말로’는 ‘실제라고 가정하고 하는 말로’라는 뜻의 말입니다. '만일 내가 그랬다면'을 '마기말로 내가 그랬다면'으로 바꿔 써 보는 건 어떨까요? ‘마기말로’와 같은 뜻으로 쓸 ..

나도 표준어(3)

나도 표준어 (3) 결제 VS 결재 • 돈 없으면 카드로 결제하면 되지. • 어제 그 기획안, 결재 났어? 맞히다 VS 맞추다 • 문제를 맞히면 선물을 드립니다. • 시험 답안지 좀 맞춰 봐야지. • 나 직소퍼즐 잘 맞추는데. 박이다 VS 박히다 • 하도 걸었더니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였어. • 너 때문에 내 가슴에 대못이 박혔어. 붇다 VS 불다 • 라면 붇는다. 어서 먹어. • 갑자기 바람이 불기 시작하네? 인재 VS 재원 • 수진이는 우리 학교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재원이야. • 김 군, 자네는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일세. 장본인 VS 주인공 • 어제 교통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김 씨였다. • 이번 계약을 성사시킨 주인공은 박 대리이다. 홑몸 VS 홀몸 • 임신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