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고운말(오빠金東昭님 編) 57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 ‘칠칠하다’와 ‘칠칠치 못하다’는 정반대의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인데,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나 푸성귀가 깨끗하고 싱싱하게 잘 자란 것이나, 용모나 행동이 단정하거나 행동이 민첩하고 영리하여 깔끔하게 일을 잘 처리하는 것 등은 ‘칠칠하다’고 해야 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칠칠치 않다’ ‘칠칠치 못하다’라고 해야 한다. ‘칠칠하다’는 본래 긍정적 의미를 담은 말이지만, ‘~~하지 못하다’와 함께 자주 쓰이다 보니 사람들은 이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여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칠칠맞다’는 ‘칠칠하다’ 의 속된 표현이다. "너는 칠칠치 못하게 왜 그러니?"라고 해야 할 때 "너는 칠칠맞게 왜 그러니?"라고 하면 정반대의 뜻이 된다...

넥타이는 '매고', 가방은 '메고'

넥타이는 '매고', 가방은 '메고' 안전벨트와 스카프는 ‘메야’ 할까, ‘매야’ 할까? ‘ㅐ’와 ‘ㅔ’의 발음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아 ‘매다’와 ‘메다’를 혼동하는 이가 많다. ‘매다’는 끈이나 줄 등의 두 끝을 풀어지지 않게 엇걸고 잡아당겨 마디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스카프는 매야 한다. 한복의 옷고름, 넥타이, 신발끈도 맨다고 표현해야 바르다. 안전벨트는? ‘매다’에는 끈이나 줄로 어떤 물체를 가로 걸거나 드리운다는 뜻도 있다. 그러니 안전벨트도 매야 한다. ‘메다’는 물건을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는 것을 뜻한다. 책가방을 메고, 배낭을 멘다. ‘메다’에는 어떤 책임을 지거나 임무를 맡는다는 뜻도 있다. “한 선배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섰다”, “젊은이는 나라의 장래를 메고 나아갈 사람이다”..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의 우리말(4)

'꼬리와 꽁지’에서 ‘사달이 나다’까지 꼬리(가) 길다 : 못된 짓을 오래 두고 계속하다. 방문을 닫지 않고 드나들다. 꼬리(를) 감추다 : 자취를 감추다. 꼬리(를) 달다 : 앞뒤로 서로 이어지다. 어떠한 것에 보태어 말하다. 꼬리(를) 물다 : 계속 이어지다. 꼬리(를) 밟히다 : 행적을 들키다. 꼬리(를) 잡다 : 감추고 있는 것을 알아내다. 꼬리(를) 치다 : (속되게)아양을 떨다. 꼬리(를) 흔들다 : 잘 보이려고 아양을 떨다. 위의 보기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말에서 '꼬리'는 참 다양하게 쓰이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꼬리와 꽁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꼬리는 길짐승의 꽁무니에서 붙어서 나와 있는 부분을 뜻하고 꽁지는 날짐승의 꽁무니에 붙은 깃을 뜻하는 말입니다. 흔히 제자가 선생..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의 우리말(3)

'한 켠’에서 ‘참성단’과 ‘첨성대’까지 부엌 한 켠에서 끓는 라면? 마음 한 켠에 일어나는 그리움? 여러 패로 나누었을 때 그 하나의 쪽을 뜻하는 말은 '켠'이 아니라 "편(便)"입니다.​ ‘켠’은 시적인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만 표준어는 ‘편’입니다. 약자의 편에 서는 거지 약자의 켠에 서는 게 아니고, 우리 편이 이기는 거지 우리 켠이 이기는 건 아니니까요. 가자미와 넙치는 아주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입니다. 그런데 가자미를 가재미로 잘못 부르고, 넙치를 한자어 광어(廣漁)로만 부르는 게 안타깝습니다. 가자미는 "가자미"라고 바르게 부르고, 광어는 고유어인 "넙치"를 살짝 바꿔 불러보는 건 어떨까요?​ 가자미를 삭혀서 만든 함경도 고유의 젓갈을 "가자미 식해"라고 하는데요. 생선젓과 비슷한 말..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의 우리말(2)

'구시렁구시렁’에서 ‘뒤치다꺼리’까지 용돈이 적다고 궁시렁? 우산이 없는데 비가 와서 궁시렁? 듣기 싫은 잔소리를 들어도 궁시렁? 흔히 못마땅하여 듣기 싫도록 군소리를 자꾸 되풀이하는 걸 '궁시렁'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요, 표준어는 ‘구시렁’입니다. "우회전하던 차가 직진하던 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추돌은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뒤에서 들이받는 걸 뜻합니다. 보기를 들어, 뒤에 서 있던 버스가 앞에 서 있던 차를 들이받는 경우에 추돌을 씁니다. 서로 맞부딪치거나 맞설 때는 충돌을 씁니다. "오랜만이야!" 오랫동안 보지 못했다는 뜻에서 시옷 받침의 '오랫만' 같지만, 맞는 말은 니은 받침의 '오랜만'입니다. 앞으론 오래도록 보지 못했던 반가운 사람에게 '오랜만이야'라고 제대로 인사합니다. "애들..

쓰면서도 잘 모르는 생활 속의 우리말(1)

"뭉게구름"에서 "비장애인’"까지 뭉게구름을 뭉개구름으로 잘못 쓰는데요, 연기나 구름 따위가 크게 둥근 모양을 이루면서 잇달아 나오는 모양을 "뭉게뭉게"라고 하니까 뭉게구름이 맞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들이 부모를 닮았을 때 "빼다 박았다" 또는 "빼박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빼박았다’"는 말은 사전에 없습니다. 생김새나 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았다는 뜻으로 사전에 있는 말은 "빼닮다"입니다. 이와 똑같은 뜻을 가진 낱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빼쏘다"도 성격이나 "모습이 꼭 닮았다"는 뜻의 우리말입니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실 때 흔히 "깡소주를 마신다"고 합니다. 강된장에 비벼 먹는 밥도 흔히 깡장 비빔밥이라고 합니다. 깡소주?(바른표현 : 생소주 = 강소주) 깡장 비빕밥? 대체 깡이란 무엇일..

우리말 둘러보기(4) - 철다툼을 벌리는 봄꽃들의 향연

철다툼을 벌이는 봄꽃들의 향연속속들이 봄의 한복판이다. 봄꽃들의 이어달리기에 ‘꽃멀미’가 날 정도다. 동백이 매화에 바통을 넘기는가 싶더니 어느새 100년 만에 가장 일찍 개화한 벚꽃이 탐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이에 질세라, 남녘에서부터 올라온 진달래가 산야를 붉게 물들인다. 하나같이 철겨움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철다툼’을 벌인다. 철겨움은 제철에 뒤져 맞지 않은 걸 말한다.몇 년 전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꽃도 이런 인간사를 닮아가는 듯싶다. 간발의 차로 흐드러지게 피어 봤자 들러리임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허름한 담벼락이라도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려 안간힘을 다하는 것 아닐까?마치 저절로 삶이 열리는 게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우리말 둘러보기(3) - '밥'에 관한 말

밥에 관련된 우리말‘만승천자(萬乘天子)라도 식이위대(食以爲大)’라고 했다. 먹는 일이 가장 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말속에는 ‘밥’이 들어가는 말이나 밥을 지칭하는 단어가 많다. 먹는 사람, 먹는 때, 밥의 상태, 담는 모양, 형태 등등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불리어진다.1. 수라 : 임금이 먹는 밥2. 진지 : 양반이나 웃어른이 먹는 밥3. 입시 : 하인이나 종이 먹는 밥4. 메 : 귀신이 먹는 밥5. 강다짐 : 국이나 물이 없이 먹는 밥6. 매나니 : 반찬 없이 먹는 밥(맨밥)7. 곱삶이(두 번 삶는다) : 꽁보리밥8. 소금엣 밥 : 반찬이 소금뿐인 밥9. 대궁밥 : 남이 먹다 남은 밥10. 눈칫밥 : 남의 눈치를 보아가며 먹는 밥11. 공밥 : 돈을 내지 않고 거저 얻어먹는 밥12. ..

우리말 바로 쓰기(10) - '해님?, 햇님?'

‘해님’이냐, ‘햇님이냐’우리말은 단어와 단어가 결합해서 신조어를 만든다. 이런 단어 형태를 문법 용어로 복합어라 한다. 이 복합어에는 두 단어가 결합하는 방식의 합성어가 있고 한 단어에 접사가 결합하는 파생어가 있다. 사잇소리는 합성어에만 적용하고 파생어는 해당하지 않는 맞춤법 규칙이다. 그래서 ‘해님’의 ‘해’에 접사 ‘님’이 결합하는 형태이기에 ‘해님’이 바른 표기이다.사잇소리 중 하나인 ‘사이시옷’을 활용하는 경우는 순우리말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단어와 순우리말과 한자어가 결합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이다. 사례를 보면, ‘나룻배’는 ‘나루’에 ‘배’가 결합한 합성어인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난 경우로 ‘ㅅ’을 첨가한다. 그리고 ‘찻잔’은 순우리말인 ‘차’와 한자어인 ‘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