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어 성경
몽골어로 성경이 번역된 것은 19세기 이전부터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The Gospel in Many Tongues에 보면 몽골어의 표준어라 할 만한 할하(Khalkha)어 성경이 1872년에 출판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1840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Sankt-Peterburg)에서 출판된 몽골어 성경을 갖고 있는데,
이 성경은 내가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수집품입니다.
이제 이 몽골어 성경에 관해 좀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몽골어 성경은 1987년 초에, 내가 각국어 성경을 수집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어떤 독일인 교수가 나에게 가져와 그것을 사지 않겠느냐고 물은 데서 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몽골어 성경은 양피지로 제본된 두툼한 구약성경이고,
고전 몽골어 문자로 인쇄된 것이었습니다.
그 독일인 교수의 친구인 토마스 울브리히 (Thomas Ulbrich)라는 사람이 베를린 대학 도서관에서 흘러나온 이 성경을 갖고 있다가 한국에 갖고 와 경매에 붙이려 한다는 것을 알고 내 생각이 나서 나에게 가져온 것입니다.
이 몽골어 성경을 보자말자 나는 즉시 내가 구입하겠다고 했고,
그가 원하는 20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이 몽골어 성경에 관해서는, 1992년에 저명한 한국의 몽고어 학자인 김형수(金炯秀) 박사의 회갑 기념 논문집에 “몽문(蒙文) 구약성서에 관해서”라는 글을 써 자세히 알린 바가 있습니다.
김형수 교수님은 나와 함께 대구가톨릭대학(그 당시에는 ‘효성여자대학’) 국어국문학과에 계시다가 경주 동국대학교로 가셔서 그 대학 학장까지 지냈고, 지금은 고인이 되신 분입니다.
이 몽골어 성경은 전부 13편으로 되어 있는데,
‘1. 창세기, 2. 창세기 (다른 번역), 3. 탈출기(출애굽기), 4. 레위기, 5. 민수기, 6. 신명기, 7. 여호수아, 8. 판관기(사사기), 9. 룻기, 10. 사무엘 상, 11. 사무엘 하, 12. 열왕기 상, 13. 열왕기 하’가 그것입니다.
따라서 이 몽골어 성경은 구약성경 전부가 아니고 구약의 1/2 정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몽골어 성경은 희귀본으로서 지금까지 전세계에 단 2권만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도 내가 자랑하는 수집품이지만, 아울러 이 구약성경이 몽골어의 역사적 연구에 지대한 보탬을 하기 때문입니다.
(매일신문 2013/03/09 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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