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하느님’이란 말
많은 언어에 분포되어 있거나 반드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어 주위 동양권 언어의 성경에서 사용되고 있는 ‘하느님’이란 낱말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우선 일본어에서 쓰이는 Kami(神)라는 말은 그 원뜻은 알 수 없으나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경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하느님’이란 뜻의 낱말입니다.
이 낱말과 관련 있다고 믿어지는 것이 아이누 사람들이 쓰던 Kamui라는 말입니다.
아이누 사람은 과거에는 일본 전토에 분포되어 있었으나 20세기 초까지 일본 북쪽 [北海道]에 소수가 거주하면서 아이누 말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현재 그 민족은 남아 있지만 아이누 말은 완전히 소멸되어 버렸고,
일부 학자들을 중심으로 이 말을 복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흥미 있는 것은 아이누 말 Kamui가 '곰(熊)‘이란 뜻도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일본어의 유일한 자매어(sister-language)라고 할 수 있는 류큐어(琉球語, 오키나와의 일본어)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Shōtei(上帝)라 부르고 있습니다.
역시 지금은 거의 소멸되었지만 과거 청나라의 공용어였던 만주어로는 하느님을 Abkai Ejen이라 불렀는데,
그 뜻은 ‘하늘의 주인’입니다.
또한 가톨릭 측의 만주어 성경에는 이 낱말과 함께 가끔 Deus라는 라틴어를 그대로 쓴 일도 있었습니다.
몽고어는 많은 방언 성경을 갖고 있지만,
하느님을 뜻하는 가장 대표적인 어형은 Burhan입니다.
이 말은 원래 ‘부처(佛)’를 뜻하는 말로써 직역하면 ‘佛帝’란 뜻이 됩니다.
또, 몽고어의 부랴트(Buryat) 방언(중국 甘肅省[간쑤성]의 몽고어)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Burhan이란 말 외에도 Yūma라고도 적고 있는데,
이것은 우랄 어족의 언어에서 차용된 것입니다.
몽고어파의 Burhan이란 말은 퉁구스 어족의 언어에도 흘러 들어가 Burkān, Burkā, Bukkā, Berhe 등으로도 사용되었으나,
이 퉁구스 어족들은 기록된 성경이라고는 만주어 성경밖에 가지 지를 못하였습니다.
다만 1880년 러시아 동방교회에서 라무트 어(퉁구스 어족의 한 언어)로 마태오 복음서를 출판한 일이 있었는데,
이 성경에서는 하느님을 Hewki라고 번역해 놓았습니다.
Hewki란 말의 원뜻은 ‘사슴(鹿)’으로서, 아이누 사람들의 ‘하느님’이란 말 Kamui가 ‘곰(熊)’의 뜻도 갖고 있는 것과 좋은 비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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