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소! 어디 있어예?"
김 혜 란
총총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 열쇠로 구멍에 열쇠를 꽂고 현관 문을 연다.
"보이소! 나 들어 왔어예!"
이 방에도, 저 방에도, 거실에도 안 보이네!
잘 하던 장난으로 방문 뒤에 숨었나?
7월 아주 무덥던,
삼계탕 집 앞에 사람들이 앞다퉈 줄을 서던,
초복이 지난 어느 날,
장식장 위에 영정 만을 남겨 두고
말없이 홀연히 떠나가 버린 그 사람!
무엇이 바빠서 36년 가까이 같이 살아 온 사람에게
먼저 간다고 짧은 인사 한마디 안 건네고
가버린 그 사람을
미워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가?
그래도 어디 있을까?
찾게 되는 어리석은 이 마음!
"보이소! 어디 있어예?"
(2008년 8월 고교 동기회 카페 행사로 급히 썼던 詩인데,
남편 12주기를 앞두고 카페를 뒤적여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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