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떤 죽음!

김혜란골롬바 2018. 12. 30. 08:31

월요일 새벽미사에 독서를 한 후 제의방에서 옷을 갈아 입는데,

한 자매님이 들여다 보고는

"형님! 가곡교실 회원 김*숙씨 알지예?

그 아줌마 어제 집에 불이 나서 세상 떠났어요!"

"어~응? 이게 무슨 일?"

순간 내 머릿 속은 하얘지고, 온 몸에 전율이....

매주 만나던 가까운 사람에게 우째 이런 일이....?


목요일 오후 가곡교실 시간에는 항상 내 뒷 자리에 앉는 쾌활한 그녀였다.

내가 결석하는 날에는 나 대신 수업 모습을 동영상을 찍어서 카페에 올리곤 했었다.

서부 도서관 수필반 동호인이었고, 바이올린도 연주하는 재줏꾼이었는데....

수업 시간이면 좀 수다스러울 정도로 우스개 소리를 많이 해서 ,

연세 드신 남자 회원님께 핀찬도 더러 받곤 했는데.....

12/6(목) 수업 시간에 앞에 나가서 "시소 타기"(노영심 작사, 작곡)라는 노래를 부른다고

같이 부르자고, 시소가 균형이 맞도록 넷이서 불러야 된다고 말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한데......

화마의 고통 속에서 57세의 아까운 나이로 힘들게 숨을 거두었을 그녀는

어제(12/18) 다시 뜨거운 불가마 속으로 들어가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네!


노래하는 모습을 동영상을 찍어서 카페에 올렸더니 고맙다는 댓글과 함께 올린 사진! -

  -그녀는 자기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자기의 빈 자리를 예견 했던가?


11월5일 가곡교실 제10회 정기 연주회 날,

리허설을 위해 일찌감치 나서는데 마주 친 그녀!

 바로 이 의자 앞에서 나를 세워 놓고는 기어이 내 사진을 찍어 주더니......



12/6(목) 수업 시간에 노래 부르던 모습


                   하늘 나라에서는 마음껏 온갖 탈렌트를 다 발휘하기를 .......





12/17(월) 저녁에는 예정대로 가곡교실 송년회가 있었다.

분위기 메이커였던 그녀가 있었더라면 사진 찍느라고,

다른 사람들 노래 시키느라고 바쁘게 왔다 갔다 했을낀데......


며칠동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내 눈 앞에서 어른거리던 그녀!

그래서 그 동네에 사는 리사 자매님과 함께 화재 현장에 가서

성수(聖水)를 뿌리고 간단한 기도를 바치면서 그녀 부부의 명복을 빌었다.

아직 화재 원인 감식이 덜 끝난 듯!

지저분하게 나둥그려져 있는 가재 도구와

얼키설키 둘러 쳐진 Police Line에 더욱 가슴이 찡~하게 아파 왔다.



12/27(목) 오전 미사에 가톨릭 신자는 아니었지만,

리사 자매님이 그녀 부부의 영원한 안식을 비는 연미사를 봉헌 하였다.

그녀의 아들에게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빠른 쾌유를 빈다.


이제 그녀의 기억은 떠나는 2018년과 함께 영원히 떠나 보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