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고운말(오빠金東昭님 編)

우리말 바루기ㅡ'흐지부지'

김혜란골롬바 2024. 7. 9. 08:23

흐지부지

일의 옳고 그름을 분명히 가리지 않고 어영부영 넘어가거나, 거창하게 시작한 일이 하는 둥 마는 둥 끝날 때 '흐지부지'라고 표현한다.

순우리말 같지만 실은 사자성어인 '휘지비지(諱之秘之)'가 변한 말이다.

휘(諱)는 꺼린다는 뜻이다.

죽은 사람이나 높은 이의 이름을 가리키기도 한다.

비(秘)는 비밀로 감추어 숨긴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휘지비지’는 자꾸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꺼려져서 드러나지 않도록 감춘다는 의미이다.

‘휘지비지’를 쉽게 소리 나는 대로 적다 보니 '흐지부지'가 되었다.

원래의 의미도 흐지부지 잊혀 일의 결말이 ‘용두사미’로 끝나거나 사라져 버렸을 때 쓰이고 있다.

예전에는 부모나 임금님의 이름자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런 것을 ‘기휘(忌諱)’라고 한다.

기(忌)는 '꺼린다'는 뜻이니, 기휘는 돌아가신 조상이나 높은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을 꺼린다는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이름자를 입에 올릴 때에는 반드시 "무슨 자 무슨 자를 쓰십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성씨 다음에는 '자'를 붙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이름자가 홍길동이면, 흔히 "제 아버님은 홍 자 길 자 동 자를 쓰십니다."라고 하면 옳지 않다.

"제 아버님은 홍, 길 자 동 자를 쓰십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옳다.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분의 이름을 말할 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예의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자기 소개를 할때 이런 표현을 쓰는 경우가있다.

망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