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3/11/02(목)~15(수) 나의 입원기(1) - 가톨릭병원에서

김혜란골롬바 2023. 12. 1. 09:54

옛날 사춘기 시절에 나는 마치 "O Henly""마지막 잎새"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불치의 병으로 입원해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머릿속으로 소설을 쓰곤 했다.

"병실에서 누구에게 편지를 쓸까?",

"누구를 불러서 눈물을 흘리면서 얘기를 나눌까?" 등등으로....

하지만 코로나 정국 이후 일체 면회 사절과 내가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병동에 있었기에 보호자마저 출입 불가!

수술 직전의 무릎 사진

11/2(목) 오후에 언니와 차갖고 와 준 고마운 친구의 도움으로 11/3(금)에 있을 평생 첫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했다.

2012년 4월 하반기에 있었던 20박21일의 중남미 여행 다음으로 오랫동안 집을 비웠네!
아니! 2009/06/07~07/11 까지 작은딸이 미국 Hamden 살때 다녀 왔던게 더 많이 오래 집을 비웠네!ㅎㅎ

가톨릭병원 스텔라관 1146호

5인실 - 창가 침대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눈 부시도록 비추었고,

첫날은 마치 여행 와서 호텔에 묵은 기분 만끽?ㅋㅋ

저녁 식사로 나온 병원에서의 첫 식사인 육개장은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병실에서 보이는 앞산 케이블카의 야경(사진 중앙 정상) -

- 몇년 전 새로 단장하여 멋진 야경을 뽐낸다는 저곳에 간다고 마음만 먹고서는

여태 못 가 봤네!

벨만 누르면 보라색 옷의 조무사(간호사는 연보라색)가 쏜살같이 달려와서는

얼마나 친절하게  돌봐 주던지.....

 

11/3(금) 아침 금식 후 오전8시에 척추 마취 + 유도 수면으로 2시간 만에 수술을 끝내고 병실로 돌아오니 내 두 다리는 마취가 안 풀려서 완전 나무토막 상태로 딷딱하게 굳어있는 나의 하반신!! 

집에서 걱정하는 보호자를 위하여 친절하게 문자까지 보내 주었고....

 

내가 받은 수술

이대로 영 마비되면 어쩌나?하는 방정맞은 생각은 잠시의 사치였고, 저녁 7시까지 꼼짝 못 한 상태에서 링거로 계속 진통제 투여 중인데도 몰려드는 통증은 딱 죽고 싶은 심정!

내가 왜 수술을 받았던가? 후회막심!

심지어 나에게 수술을 권했던 모든 사람들까지 원망스러웠다.

여전히 심한 통증 속에서 억지로 먹었던 다 식은 죽은 수저 놓자마자 다 올려버렸고....

진통제 탓이라나?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루도록 너무 아팠다.

설령 못 걷는 일이 생기더라도 다른 한 쪽 다리는 절대 수술받지 않으리라고 결심!

소독할 때 보니 바느질 솜씨가 영 엉망?ㅋㅋ

소독 후 압축 스타킹 신은 모습

 

수술 후에는 입맛이 떨어져서 통 못 먹겠기에 아침은 빵식으로 선택!

잉글리시 머핀 - 나날이 Up Grade?

11/10(금)~12(주일)은 옆 환자들이 다 퇴원했기에 5인실에서 1등실!

마치 호텔에서 Room Service 받는 기분 만끽?ㅋㅋ 

 

11/6(월)부터  물리치료 시작!

8층 물리치료실에서 처음으로 무릎을 꺾을 때는 너무 아파서 눈물이 쏟아지고 고함을 막 질렀고, 수술한 다리를 내 힘으로 올리라고 하는데 아무리 용써도 올라가지 않고 너무나 아파서 땀만 흐르더니 어느 날 올라가는 게 너무나 신통방통!ㅋㅋ

이 운동은 140이 최고인데 85부터 시작하여  전인병원 퇴원  3일전에 드디어 140 돌파!

 

창 밖으로 보이는 늦가을의 파란 하늘이 마치 바다인양?

 

처음에는 대소변도 양치질도 보라색 조무사를 불러서 침대 위에서 해결하다가

보라색 도움 받을 망정 휠체어 타고 화장실과 복도 산책으로 승격!

자동차 초보 운전보다 힘들었지만 셀카로 찍은 휠체어 타고 복도 산책하는 모습!

나선 김에 T.V있는 Day Room(휴게실)까지

휴게실 옆 이곳에서 야식으로 라면 끓여 먹으면 참 맛있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11/7(화) 밤에는 수술 중 출혈로 빈혈 수치가 6.6이라 수혈이 불가피!

밤11시 반에 피가 도착하여 밤새도록 두 봉지나 수혈하고 산소 공급 콧줄까지 끼웠다.

수혈 중에 피의 응고 방지를 위해서 수시로 간호사가 물을 주사기로 넣곤 했다.

 

11/8(수) 너무나 과일 고파하는 엄마를 위해서 작은딸이 인터넷으로 주문하여 침대까지 배달된 과일 세트!

참 좋은 세상!

 

거의 매일 수녀님 방문 기도와 함께 봉성체도 모셨고,

울 아파트 사는 자매님이 가톨릭병원 원목실 자원봉사자인데도 면회가 허용되지 않아서 수녀님 편에 받은 예쁘게 손수 말린 눈에 좋다는 메리골드 차!

11/10(금) 새벽에는 혼자서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수 있길래, 오후에는 스텔라관 지하 1층 미용실에서 7천원 주고 땀으로 떡이 된 머리도 입원 후 처음으로 감았기에 너무나 개운했다.

11/11(토)11/12(주일)에는 데레사관 지하1층 성당에서 오전 9시 미사 참례를 했고, 다른 요일에는  11시 반 평일 미사를 참례했다.(성당 모습은 "국내 성당, 성지순례 및 피정" 코너에서 참조 바람!) 

휠체어 운전이 서툴러서 너무 힘들기에 지나가는 사람들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집에서보다 더 편하게 평일미사 참석할 수 있는 은총 받은 게 너무나 감사했다.

 

11/13(월)에 Walker 사용 처방으로 드디어 복도 활보!ㅎㅎ

 

마침내 11/15(수) 아침에 수술 부위의 실밥을 뽑고는

실밥 뽑은 후의 흉한 모습

가톨릭병원을 퇴원하여, 입원할 때와 마찬가지로 언니와 친구의 도움을 받아서 재활병원인 전인병원으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