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3/06/10(토)~14(수) 평생 첫 입원

김혜란골롬바 2023. 6. 21. 08:32

6/8(목) 저녁부터 목이 아팠고 잔기침도 가끔 났다. 

다음날 아침 성당 갈 준비를 하는데 몸이 이상하여 체온을 재어보니 38.8도!

성당 미사는 포기하고 평소 다니던 내과로 갔더니, 독감과 코로나 검사에 이상 없다고 일반 감기약을 처방받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정형외과 물리치료를 받고는 집에 왔다.

6/10(토) 아침에 불편하길래 체온을 재었더니 39.2도!

급히 다니던 의원에 가려는데 숨이 차서 걸을 수가 없어, 걸어서 겨우 5분 남짓한 거리를 택시를 타고 가서  다시 검사해 보니 코로나 확진!

나는 코로나 안 걸리고 잘 버틴다고 생각했던게 큰 오산!

그 의원은 코로나 취급 의료 기관이 아니니 대구 의료원으로 가라네.

택시를 타고 대구 의료원 응급실로 들어가서 코로나 확진자라고 말했다.

음압 병동 독방으로 데려가서는 기계에 연결하니 맥박수가 214!

위급상황인데 주말이라서 심장 전문의가 없으니 빨리 종합병원으로 가라네!

"내가 코로나라는 소리를 듣고 놀래서 일시적으로 맥박수가 증가한 거 같으니 여기서 잠시 누워 안정을 취하면 안 될까요?"

"안 됩니다! 빨리 가셔야 되요!"

"그렇게 위급 상황이면 119를 불러 주셔야죠?"

"119보다 택시가 더 빠릅니다!"

"수납은요?"

"그냥 빨리 가세요!"

혼자서 택시를 타고는 작은딸과 통화를 하면서 가톨릭 병원 응급실로 갔다.

230까지 올라간 맥박수에 의사들이  야단법석?

맥박 강하제를 주사하기 전에 내미는 동의서!

"이 주사는 심장을 리셋하여 다시 심장 박동을 하게 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그대로 심장이 멈출 수도 있다."라고...

"그렇게만 된다면 좋구로! "라는 생각으로 고열과 빠른 맥박 때문에 떨리는 손으로 서명했다.

보호자에게 빨리 연락하라 하여 큰딸을 오게 했다.

즈거 아빠 때처럼 놀랬으리라!

오후 4시쯤 큰딸의 입원 동의서를 받고는 코로나 전용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격리 병동이라서 화장실에도 못 가고, 멀쩡한 정신으로 기저귀에 소변보는 게 너무 힘들었고, 심장질환자라고 나오는 저염식이 너무나 맛없었고, 음압 병동이라서 너무 추웠고, 밤새도록 환한 조명과, 비행기 안에서와 같은 기계음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의료기기에 오작동이 있을 수 있으니 중환자실에서의 폰 사용은 절대 금지라고 했으나 간호사 몰래 여기저기 카톡도 살짝 했고....ㅎㅎ

6/12(월) 새벽에 살짝 찍은 사진 - 거의 정상!

종합병원마다 모두 웬 미로?

위급 중환자라고 나를 침대에 눕혀서는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중환자실에서 가슴과 복부의  CT 찍으려고 영상실로 움직이는데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환자 빼돌리기 작전을 하는 듯 미로를 헤매는데 어지러워서 혼났다.

일반 병실로 옮길 때에는 휠체어를 타고 이동했는데 그 또한 미로였다.

중환자실에서 이틀밤을 보내고 코로나 전용 일반 병실(4인실)로 옮기니 처음에는 너무 좋았으나 이곳 역시 1 환자, 1 보호자로 갇혀 있는 상태!

조금만 움직여서 맥박 120, 호흡 30이 넘으면 경보음이 울려대니 옆 환자에게 미안해서 꼼짝할 수 없었다. 

억지로 이틀밤을 지내고 6/14(수)에 퇴원했다.

응급실, 중환자실을 거쳤고, 조영제 맞으면서 찍는 CT  등 여러 가지 검사로 입원비가 엄청 나올 줄 알았는데 겨우 12만 원도 안 되네!

코로나 전용 중환자실과 입원실에 있었기에 치료비 90%가 정부 보조라네!

과연 우리나라 좋은 나라!ㅎㅎ

처음엔 "부정맥"을 의심하더니, 온갖 검사 결과 "향심실성 빈맥"이라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네!

이번에 시집 안 간 큰 딸 덕을 톡톡히 봤다.

병원에서도 집에서도 나한테 최선을 다하여 돌봐줘서 너무나 고마웠다.

작은 딸 때는 아기 낳자마자 바로 퇴원했으니, 큰 딸 낳을 때 2박 3일 입원하고는 이번이 내 평생 첫 입원이었네!

6/13(화) 일반 병실에서(불빛으로 화면이 반사되어 선글라스를 끼고...)

 

 3일 만에 먹어보는 큰딸이 깎아 준 사과가 완전 꿀 맛!

 

집에 와서는 큰딸의 아이디어로 보면대에 태블릿을 올려놓고는 밀린 드라마를 실컷 봤다.

 

6/14(수) 이현 체육공원 근처 서대구 산업단지에서 오후 5시 반쯤 시작된 큰 화재! 

3단계 긴급 대응에 소방청장까지 내려오는 동원령까지 발동!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진압!

큰딸이 우리 집 뒷 베란다에서 찍은 사진

 

(아파트 밴드에서 퍼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