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6월 일기 - 미리 받은 축하!

김혜란골롬바 2018. 6. 12. 09:06

며칠 전  삼천포 여행 중에 온 언니의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

"파비올라가 파티마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있는데,

얼마 안 남아서 오늘 병자 성사 받았단다! 가 보자!"

"나 지금 삼천포 와 있으니 내일 오후에 꼭 나하고 같이 가!"

3년 남짓 대장암으로 줄기세포 주사와 항암치료로 투병 중이던

언니와 진배없이 지내 왔던 자매님!

얼마 전에도 범물동 간 김에 얼굴 보려 했더니,

말라서 너무 보기 흉하다고 한사코 만나기를 거부하던 자매님!

오후에 병문 갈 마음으로 도시락 배달 차량 봉사를 하고 있는데, 들려 온 임종 소식!

그 언니는 기어코 살아있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기 싫어셨나봐!

문병이 상가 방문, 위령기도로 바뀌었고, 입관예절, 장례미사, 장지수행 내내

슬픈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다.

입관예절 때 본 그 언니의 모습은 "잠 자는 인형" 처럼 예쁘고 편안해 보였다.

더군다나 부군까지 얼마 전에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그 언니 충격이 너무 컸기에 더 빨리 세상을 떠났을까?

내가 운전하는 차로 울진 백암 온천과 전주 일대를 1박2일 두 차례 다녀 온 일이

평생 처음 해 본 여행으로 잊을 수 없이 즐거웠다기에,

"빨리 건강해 져서 우리 또 함께 여행가요!" 말했었는데.... 

부군이 개인택시를 하셨건만 생업에 충실하시느라고

제대로 가족 여행 한번 못 해 봤다니....ㅉㅉ

2014년 6월 전주 근처 메타쉐콰이어 길에서(앞쪽 언니 - 지금 76세인데 너무나 동안!)

 

장례미사 때 범물성당에서 오랫만에 만난 로사 형님께서 나와 울언니를 보시더니

너무 반갑다면서 당신에게 점심 살 기회를 꼭 만들어 달라시네!

이 분(86세)도 몇 년전 설(舌)암 수술을 받으시고, 아직도 제대로 식사도 못 하시고,

마스크를 끼고 다니시는 분! 

나처럼 사진 찍기를 좋아하셔서,

장례미사 전 만나자말자 "우리 사진 찍자!" 하시던 분!ㅎㅎ 

범물성당 교우들과 함께

 

언제 가실지 모르는 분의 뜻을 받아 들여서 지난 토요일(6/9) 모시고

진밭골 오리식당(죽은 잡수실 수 있다 하셔서...)으로 갔다.

모시러 집에 들어 갔더니, 여전히 온갖 화초들과 성물 수집과 사진 스크랩으로 

그것들 구경하기에도 며칠이 걸릴 듯! 

 

식당에 앉으셔서는 이 자리가 "나의 고희를 축하하는 자리!" 라고.....

황송스러워서 어쩔 줄 몰랐다.

그냥 올 수 없어서 새벽에 오랫만에 편지를 쓰셨다면서

두 편의 시("국화 옆에서", "비 오는 날에")와 함께 

편지와 봉투에 마른 꽃잎까지 붙이시고.....

 

우리 남편 세상 떠났을 때도 눈물 겨운 편지를 주시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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