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근교 나들이

2024/08/14(수) 달성 하목정(霞鶩庭) 배롱나무꽃

김혜란골롬바 2024. 8. 15. 11:25

2024년 8월 14일(수)

느긋한 마음으로 아침을 거의 다 먹어가는데
7시 반쯤 갑자기 친구가 하목정 배롱나무꽃 보러 가자고 번개를 치네!
번개 맞았다 하면 무시 못 하는 나 김혜란!ㅋㅋ
2년전 8/30에 왔을 때는 지고 있었는데,
오늘은 시든 꽃 하나 없이 한창이었다.
아마 8월말쯤 되면 앞 뒤 마당에는 붉은 눈(雪)이 내려 있으리라!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부귀(富貴)"이며,

나무의 껍질이 없어 매끈하고, 속살이 노출되어,

선비들이 그 투명함과 깨끗함을 좋아하여 서원이나 거처하는 곳에 많이 심었다네.

그래서 한옥과 잘 어울리는 꽃이었다.

아직 덜 익은 석류와 예쁜 상사화가 우리들을 반겨 주었다.

맨발 걷기의 열광팬인 사진작가 수준의 친구는 아예 신발을 벗어 놓고 맨발로 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무슨 열매일까?

 

뒷마당에서 찍은 모습

우리들은 서로 찍고, 찍히고....

나는 햇살이 너무 뜨겁고 더워서 몇 장(그 몇 장이 무려 50여 장!ㅎㅎ) 찍고는

그늘 깊은 댓돌에 앉아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쉬었는데,

친구는 2시간 이상이나 찍었다. 

 

'매미'
                 ㅡ 황동규ㅡ

"어깨에 날개 해달기 위해
십여 년을 땅속에
저 매미의 소리

어깨 서늘한,
나도 쉰몇 해를 땅바닥을 기어 다녔다

매년 이삿짐을 싸들고
전셋집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꿈틀대며 울기도 고개 쳐들고 소리치기도 했다.

어두운 봄꽃도 환한 가을산도 있었다.

이제 간신히 알게 된 침묵,
쉰몇 해 만의 울음!"

 

이른 시간인데도 출사(出寫) 객들이 많았다.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

 

재작년에 왔을 때 개축 중이었던 사랑채 마당에

꽃처럼 빨간 석류가 많이 열려 있었는데 

그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역광 촬영)

 
 

집에 오려고 차를 타려니 하늘에는 조개구름이 잔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