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고운말(오빠金東昭님 編)

생활 속의 일본말(2)

김혜란골롬바 2024. 7. 11. 08:33

1.노가다
본래 야외에서 하는 일이나 농사일에 관한 것들을 가리키는 일본어
‘도까타(どかた:土方)’에서 온 말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공사장이나 노동판을 가리키거나 또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2. 겐세이
얼마 전 어느 국회의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겐세이(けんせい : 牽制)’ 라는 말을 써서 주목(?)을 받았던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이야기 도중에 끼어들어 참견을 할 때 "겐세이 놓지마"
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겐세이’란 한자 뜻 그대로 ‘견제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말로는 ‘끼어들지 마’ ‘방해하지 마’ 등으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겠다.

3. 구두
일본어 '구츠(くつ:靴:가죽으로 만든 서양식 신)'에서 나온 말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구두'로 불리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서양에서 들어왔다고 해서 초기에는
양화(洋靴:서양신)라 하고 구두를 파는 곳을 양화점(洋靴店)이라고 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라고 의식을 하지 못할 만큼 우리말화 되어있는 것 같다.

4. 다스
물건의 개수를 나타내는 단위 중에 12개 묶음을 '다스'라고 하는데,
이 말은 '더즌 (dozen)'이란 영어의 일본식 발음이다.
더즌은 12개를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연필 한 묶음' '연필 한 단' 등으로 바꿔 쓰면 어떨까 싶다.

5. 도꾸리
원래 ‘목이 길고 아가리가 좁은 술병’을 일본어로 ‘도쿠리(とくり)’라고 한다. 일본에 가서 일본 술을 시키면 이런 작은 병을 중탕으로 따끈하게 데워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목이 올라오는 스웨터와 모양이 비슷하다고 해서
턱 밑까지 올라와 목을 감싸는 스웨터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6. 마후라
영어 ‘muffler’의 일본식 영어발음 ‘まふら(마후라)’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 하면 ‘목도리’를 뜻한다.
자동차에서 배기가스가 나올 때 나는 소음을 줄여주는 소음장치(消音裝置)
‘muffler’의 일본식 영어발음이기도 하다.

7. 무데뽀
“저 사람 정말 무데뽀네!” 라고 할 때 무데뽀는 일본어 むてっぽう(無鐵砲:무텟뽀)이다.
의미는 방향과 때를 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아무렇게나 마구 쏘아대는 발포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앞 뒤 생각 없이 무턱대고 행동하거나 분별없음, 경솔함
등을 뜻하는 표현인데,
우리말로 무턱대고, 저돌적으로, 막무가내, 무모함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8. 소데나시
일본어에서 소데(そで)는 '소매'이고, ‘나시(なし)’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소데나시'라 하면 '소매 없는' 이란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매 없는 옷’을 가리키는 말로서, '민소매'라는 우리말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겠다.

9. 시말서
직장에서 어떤 일을 잘 못했을 때, 상사로부터 시말서(始末書)를 작성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것은 그 일의 경위를 서면으로 적고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서약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시말(始末)’은 일의 시작과 끝 즉 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말(顚末)’과 비슷한 뜻이다.
글자 그대로 어떤 일의 시작과 끝을 가리키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10. 십팔번
‘나는 노래방에 가면 〇〇〇가 십팔번이야“에서 ‘애창곡(愛唱曲)’ ‘장기(長技)’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 ‘십팔번(じゅうはちばん:쥬하치방) ’이란 말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다.
17세기 무렵, 일본‘카부끼’ 배우 중 이치가와 단쥬로라는 사람이 자신의 가문에서 내려온 기예 중 크게 성공한 18가지 기예를 정리했는데 이것을 카부끼 18번이라 불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잘 하는 것’ 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되었다.